Short Story
케이틀린
필트오버의 보안관

케이틀린

필트오버의 보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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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
필트오버의 보안관

케이틀린 키라먼은 필트오버의 유복하고 영향력 있는 상인 가문 출신으로 일찍부터 상류층의 예절 교육을 받았지만 교외의 자연 속에서 뛰어놀기를 더 좋아했다. 도심의 부유층과 어울리는 일에도, 숲속 진흙탕을 밟으며 사슴을 쫓는 일에도 능숙했지만 어릴 적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 밖 야생지대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연사총만 있으면 그곳에선 상업 지구 위를 나는 새도, 백 보나 떨어진 곳의 토끼도 거뜬히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케이틀린의 진정한 강점은 특권과 안락함에 찬 삶 속에서도 정의감을 북돋워 준 부모님으로부터 지식을 배우려는 의지와 총명함에 있었다. 키라먼 가문의 최고위 감사관 중 한 명인 케이틀린의 어머니는 필트오버에 만연하며 티 없는 영혼까지 물들이는 돈의 유혹을 경계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필트오버를 아름다운 도시로만 여긴 케이틀린은 처음에 어머니의 경고를 귓등으로 들었다. 케이틀린에게 필트오버는 숲을 다녀올 때마다 새삼 감사하게 되는 질서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몇 년 후 어느 날, 모든 것이 변했다.

케이틀린이 집에 돌아오자 집안이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바닥엔 하인들의 주검이 너부러져 있었고, 부모님은 흔적조차 없었다. 케이틀린은 대문을 굳게 닫아걸고 곧장 부모님을 찾아 나섰다.

도심 속에서 사냥감을 좇는 일은 자연 속에서의 사냥과는 판이했지만 그래도 침입자를 하나둘 찾아낼 수 있었다. 추적 끝에 케이틀린은 숨겨진 안전 가옥을 발견했는데, 그곳에서는 부모님이 정보를 목적으로 고문당하고 있었다. 케이틀린은 어둠을 틈타 부모님을 구출했고, 필트오버 보안관들에게 신고했지만... 그들이 체포한 납치범 중 누구도 진짜 뒷배의 정체는 알지 못했으며, 'C'라는 이니셜의 브로커만 알고 있었다.

케이틀린과 그녀의 부모님은 삶을 재건해 나가기 시작했지만... 무언가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특히 케이틀린의 어머니는 더 이상 정치와 위선적인 가문 일을 견디지 못했다. 그녀가 자신의 명예로운 직책을 포기하며, 키라먼가 지도부에는 다소 공백이 생겼다. 케이틀린은 부모님을 대단히 사랑했지만,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할 생각도, 아버지의 기능장 일을 배울 생각도 없었다.

그 대신, 케이틀린은 수수께끼의 'C'를 거미줄처럼 둘러싼 실마리를 파헤치는 데 집중했다. 케이틀린은 자신의 사냥 기술을 활용해 사설탐정이 되었으며, 금세 무엇이든 누구든 찾을 수 있는 탐정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케이틀린이 스스로 일궈낸 성공을 기념해, 그녀의 부모님은 무척이나 정교하며 어느 소총보다도 높은 정확성을 자랑하는 마법공학 소총을 케이틀린에게 만들어 주었다. 이 총은 다양한 특수 탄약통을 설치할 수 있고 현장에서도 쉽게 개조할 수 있었다.

마법공학 무기 도난과 유괴가 결합된 충격적인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케이틀린은 보안관의 호출을 받았다.

케이틀린은 자신처럼 기묘한 사건을 좋아하는 필트오버의 한 경관과 긴밀히 협조하게 되었다. 케이틀린과 경관은 함께 화약 무기를 만들다가 미쳐버린 화학공학 연구원이 고용한 악당들과 격투를 벌이게 되었다. 그 사건으로 케이틀린은 보안관 직책을 제안받았다. 케이틀린은 처음엔 고사했지만 보안관들이 보유한 정보를 이용하면 'C'를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케이틀린은 이제 보안관으로서 세간의 존경을 받으며, 진보의 도시를 더 낫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자 항상 애쓰고 있다. 특히 기술자의 과욕으로 인한 불법 마법공학을 퇴치하는 데에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운에서 새로 영입한 무모한 악동 바이와 한 팀이 되었다. 어떻게 그렇게 안 어울리면서도 잘 맞는 콤비가 탄생했는지, 두 사람의 손에 감옥으로 끌려가는 죄수들 사이에도, 같이 일하는 경관들 사이에서도 터무니없는 소문과 추측만이 무성할 뿐이다.

하지만 케이틀린의 수사가 어느 때보다 진실에 근접한 지금, 'C' 또한 그녀를 더욱더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케이틀린은 모른다.